어쩌다 보니 스팀 다리미 사용이 세번째..
첫번째 스팀다리미는 테팔이었는데, 진짜 좋았다. 잘 다려지고, 거대한 물통 크기에 셔츠 6,7 벌을 다려도 여전히 빵빵 나오는 스팀. 세탁소가 된 기분이었다. 그러나 선이 너무 걸추적거리고 스팀까지 걸리는 시간 3분정도, 그리고 다리미질이 끝나고 남은 물을 버리기 위해서는 완전히 식혀야했는데 이게 거의 3시간. 그래서 그냥 물 남아둔 채로 또 쓰고 또 쓰고 하다보니 결국은 석회질로 어딘가가 막혀버려서 고장났다. 무겁고 커다란 덩치때문에 넣고 빼고 할 때 힘든 것도 단점.
두번째 스팀다리미는 신일무선 스팀이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날렵한 몸체 진짜 컴펙트한 저장공간이 좋았다. 일반 형식이라 다리미판에 팍팍 다리미 다림질 퍼포먼스는 당근 보장이 되면서 무선 다리미인것도 너무 좋았고. 그런데 단점은 물이 줄줄 샌다.ㅜ.ㅜ 결국 환불처리.
세번째 스팀다리미는 믿고 사는 필립스 제품. 신일 무선 스팀다리미에 실망해서 테팔 무선 스팀다리미 에어 무브를 봤는데 무려 가격이 9만원이 넘어서 그럴바엔 아예 본격적인 스팀다리미가 낫겠다 싶어서 선택.
테팔의 건식+스팀 합체의 세탁소 다리미 수준의 경험을 해본지라 과연 잘 다려질까가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다.
다리미질을 해보니
장점은
1. 쉽게 다려진다: 생각보다 주름이 잘 펴진다. 셔츠의 앞판이나 등판 처럼 넓은 부분을 요령만 조금 익히면 어려움 없이 쫙쫙 순식간에 다릴수 있다
2. 빠르다: 다리미판에 이리저리 펼치는 과정이 없으니까 시간도 절약되고 다렸던 부분이 다시 구겨지지않으니 한번씩만 다리면 된다.
3. 셔츠 외에 활용도가 높다: 니트나 블라우스 다리기가 정말 쉽고, 특히 합성섬유(레이온)등 다리미판에 놓고 다리려면 천을 덧대거나 아주 조심을 해야하는 얇은 섬유의 옷들을 다리기가 정말 쉽다.
4. 니트는 쓱쓱 스팀만 먹여도 주름이 쫙 펴지고 결이 좀 살아난다(니트 다릴 때는 동봉되어있는 키트를 꼭 끼워서 해야한다. 처음에 모르고 그냥했다가 스팀나오는 구멍에 온통 털이 붙어서 다음 옷 다릴때 다 달라붙더라).
5. 생각보다 자리를 많이 안 차지한다: 그래서 한 번 벌려놓으면 안 접어놓게 되고 그러다보니 항상 레디 상태이다. 티셔츠든 뭐든 빨래에서 나오는대로, 당장 입을 옷도 쓱쓱 다려입고 나갈수 있다.
6. 냄새 빼기나 살균이 가능하다: 스타일러가 없어서 대용으로 쓰고있다. 당장 세탁은 안하지만 찝찝한 옷들을 스팀을 축축하게 쫙 먹인 후에 탁!탁! 털어서 베란다에 하룻밤 걸어두면 냄새도 빠지고 약간 세탁한 느낌이 난다. 살균효과도 있다고하니 땡큐!
단점은
1. 한번 조립하면 다시 해체가 불가능하다. 높이 조절정도가 되는데 그거 줄여놓는다고 큰 차이가 없고 어차피 다리미 판을 떼서 어쩌구 하려면 좀 귀찮고 다리미판을 보관하는 것도 자리차지라 그냥 늘어놓고 쓰게 되다보니 아무래도 미관상, 그리고 좁은 집이라면 부담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자주 쓰게 된다는 장점과 연결된다.
2. 다리미판에 놓고 누르는 것처럼 칼주름을 잡을 수는 없다. 칼주름을 잡는 도구가 있기는 하지만 만족스럽지는 않다. 또한, 소매부분은 대체 어찌 다려야할지 감이 안 잡힌다. 목 카라도 칼주름을 잡고 싶은 부분인데 안된다.
3. 주름을 살짝 펴놓는 수준이다보니 다려놓고 오래 보관하면 쉽게 구겨진다. 내일 입을 거 전날 다려서 그대로 다리미 걸이에 걸어뒀다가 아침에 입고 나가야할 것같지만, 나는 그냥 한번에 여러 벌 다린다. 느낌일 뿐 크게 차이는 없는 듯.
총평
전체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줄 있는 테팔건식+스팀다리미보다는 세탁소처럼 다려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정도 주름이 제거되고 펼쳐놓고 살다보니 그만큼 더 많이 쓰게 되고(티셔츠다리려고 다리미를 꺼내지는 않지만 이건 아예 꺼내져 있으니 쓱 다리게 된다) 이런저런 다양한 활용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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